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PIC 테러 소식


	교회내를 조사하고 있는 군인과 경찰 이곳에서 매주일 오전 10시 100 명 이상이 예배를 드렸다. 오전에는 영어예배, 오후 3시에는 한인예배, 5시에는 페르시안 예배

2002년 3월 17일 주일 아침 저는 컴퓨터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주에 PIC(Protestant International Church) 예배에 참석하지 못해서 요번에는 꼭 참석해야지 하면서 작업을 일찍 마치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컴퓨터에 문제가 자꾸 생겨서 나서 일을 빨리 마칠 수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그 주의 한인예배(같은 PIC 건물에서 오후 3시에 예배, 장인수 목사 인도)이후 간식을 준비하는 당번이었기 때문에 그 것을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났습니다. 컴퓨터도 말썽이고 그래서 오전 예배에는 참석이 어렵겠구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컴퓨터 작업이 PIC 예배 시작 시간(10시) 다되어서 끝났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전예배를 포기하고 간식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한 성도가 전화를 해서 말하길 지금 CNN에서 PIC에 폭탄 테러가 났다고 방송이 나온다는 것이었습니다. 놀래서 TV를 틀고 인터넷을 찾아보며 상황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 날의 수류탄 테러로 사망자 5명과 40여명의 부상자들이 생겼습니다. 파키스탄은 이슬람국가이지만 소수의 선교사비자를 허용하고 있고 소수종교집단(기독교, 힌두, 시크 등)에 대한 권리를 헌법에서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횡포도 만만치 않은 나라입니다.

이슬라마바드의 PIC는 외교단지(Diplomatic Enclave)에 위치하고 있고 경비가 철통같은 미국 대사관과 중국대사관 사이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는 각 나라의 외교관들, 외국인들이 주로 참석하는 교회입니다. 작년 아프간 사태이후로 외국인들이 대거 빠져 나간 이후, 이슬라마바드의 한인교회(PIC 건물을 빌려서 매주 오후 3시에 예배를 드렸습니다)가 예배를 드리지 못했을 때에도 PIC는 계속해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작년 가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할 때 무슬림을 죽이면 기독교인들을 두배로 죽이겠다고 하면서 바하왈푸르의 기독교인들에 대해 총기를 난사한 사건이 있었을때에도 PIC에서는 정상적인 예배를 드렸습니다.


	부상자를 방문하고 있는 미 국무성 차관 Christina Rocca와 미국 대사 Wendy Chaberlin

올해 1월에 와서 나갔던 외국인 들이 다시 들어오고 교회에는 활기가 넘쳤었습니다. 2월에는 새로 부임할 (아직미정) 예정에 있던 미국인 목사님도 방문하였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모든 것이 가슴을 찟게 합니다. 시계는 떨어져서 10시 49분을 가르키고 있었고 창문은 모두 깨졌고 순교자의 피가 바닥에 그리고 천장까지 튀었습니다. 온통 전쟁터를 떠오르게하는 잔해들....

단지 무사히 있는 것은 강단 좌우의 두개의 휘장 "Joyful, Joyful, we adore thee" and " Come Holly Spirit" 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일이 더욱 놀라운 것은 지난 9월11일 사태 이후로 미국대사관 근방의 치안이 매우 강화된 가운데 있었다는 것입니다. 예년에는 예교단지로 들어가는 것이 별로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최근부터 이 지역으로 들어가는 모든 차량에 대해 검문 검색이 강화되었고 택시는 아예 치외법권지역으로 들어가는 University Road로 진입할 수 없게 하였습니다. 외교관 차량만이 출입할 수 있게 하였고 일반 차량은 검문 후 들여 보내는 등 치안이 강화된 듯 보였습니다. 그리고 PIC의 옆에는 바로 경찰들의 기거지인 Police Line이 있는 곳 입니다.

그런데 범인은 유유히 교회 안으로 들어와 수류탄을 던치고 교회를 빠져나와 수풀사이로 사라졌습니다. 아마도 Kashmir Highway(머리로 올라가는 길과 연결되는)에 세워둔 차량으로 도주 하였으리라 생각됩니다. 이것이 바로 파키스탄의 치안헛점을 바로 드러 내는 것입니다. 현재까지도 아무 증거도 잡지 못했으며 자기들의 소행이라고 밝힌 단체도 없습니다. 수류탄을 던지고 도망한 한 사람의 단독소행인지 아니면 신원을 알수 없이 사망한 현지인도 함께 하여 자살 테러를 한 것인지 아니면 던져진 수류탄을 되 던지려고 줍다가 터진 것인지도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얼마전에 인도의 국회의사당에 테러가 발생하여 전운이 감돌았을 때 무샤라프 대통령이 국민성명을 발표해서 테러를 하지 말라는 말을 하기도 하였고 파키스탄은 테러와의 전쟁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겠다고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사망한 미국 외교관의 딸(Kristen Green)의 관을 후송하는 모습

지난 종려주일(24일)에 PIC에서 예배를 드릴 수가 없어서 현지 St. Tomas교회를 빌려 약 50인의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사건 이후 처음으로 다시 만난 이들은 서로를 부둥켜 안으며 인사하고 예배를 드렸습니다. 아직 그 악몽이 가시지도 않았지만 혼자 있기보다는 함께 예배를 드리기로 한 것입니다. 수년간을 PIC 목사로 섬기다가 작년 여름에 임기를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갔던 James Killgore 목사가 와서 이 예배를 인도하였습니다. Killgore목사의 말은 저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습니다.

"당신들의 눈물은 헛되이 버려지지 않을 것입니다, 이 눈물은 내일을 위한 희망의 씨앗이 될 것입니다"

오랫동안 누적된 파키스탄의 경기침체에 이어 작년의 아프간 사태로 인해 한인들이 많이 줄었으며 이슬라마바드의 한인교회의 참석인들도 많이 줄었습니다. 예배의 처소를 잃어버린 한인들은 한 성도의 집에서 가정예배를 드렸습니다. 이런 일을 바라보며 기도하게 되는 것은 우리의 목숨을 우리 것으로 생각하지 말아야 겠다는 것입니다. 한인들의 희생자가 없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혹자는 말하지만 저는 이렇게 기도합니다.


	테러후 경계를 하고 있는 군인들, 뒤로 깨어진 창과 흩어져 나온 커텐을 볼 수 있다

"이제 파키스탄에서도 순교자의 피가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그 피가, 그 눈물이 하나님의 영광을 이 땅가운데 드러내고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는데 쓰여진 것임을 믿고 감사합니다. 제가 그 환난 가운데서 목숨을 건진 것으로 감사하기보다 제가 주님을 위하여 언제라도 죽을 수 있음을 감사하게 하옵소서."

이슬라마바드에서

이만 정 드림

기도해 주십시오....

이런 테러를 통해서 하나님의 영광을 훼손하려는 더러운 악의 세력을 멸하시도록
그리고 이 순교자들의 피가 주님 나라를 이 땅에 심는데 씨앗으로 자랄 수 있도록
심한 부상을 입은 자들과 사망자, 부상자들의 유가족들을 주님께서 위로 하시도록
주님의 영광이 이 땅가운데 드러나도록
다시 PIC의 예배, 한인예배, 페르시안 예배가 회복되도록

참고
사진은 모두 CNN과 AP(사진보기)에서 가져왔습니다.
The News 기사